위험한 초등학생…4만명이 "학폭 당했다"

입력 2023-12-14 18:29   수정 2023-12-21 17:20


학교폭력을 겪은 학생 비율이 1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 이후 대면 수업이 재개된 데 따른 것이란 분석이다. 교육부는 드라마 ‘더글로리’, 정순신 변호사 자녀 학폭 논란을 계기로 폭력에 대한 사회적 민감도가 높아진 것도 영향을 끼친 것으로 진단했다.
○학교폭력 10년 내 ‘최대치’

14일 교육부가 발표한 ‘2023년 1차 학교폭력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학폭 피해 응답률은 1.9%를 기록했다. 2013년(2.2%) 후 최고치다. 학폭 피해 응답률은 조사에 참여한 학생 중 학폭 피해 경험이 있다고 응답한 학생의 비율이다. 이번 조사는 전북교육청을 제외한 16개 시·도 교육청이 초4~고3 학생 384만 명을 대상으로 실시했다. 조사 기간은 올해 4월 10일부터 5월 10일까지로, 작년 2학기부터 응답 시점까지의 학교폭력 경험을 조사했다.

학폭 경험 비율은 코로나19 확산 시기 급감했다가 대면 수업 재개 이후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도별로 살펴보면 2018년 1.3%, 2019년 1.6%에서 코로나19가 확산한 2020년(0.9%) 1% 아래로 떨어졌다. 이후 사회적 거리두기가 완화되면서 2021년 1.1%, 2022년 1.7%로 다시 늘었다. 학교급별로는 초교(3.9%·4만1000명)가 중학교(1.3%·1만4000명), 고교(0.4%·3700명)보다 월등히 많았다.

신체폭력 비중이 증가한 것도 대면 수업 재개에 따른 영향으로 분석된다. 신체폭력 비중은 17.3%로 전년(14.6%) 대비 2.7%포인트 늘었다. 언어폭력(37.1%)과 사이버폭력(6.9%)은 작년 대비 각각 4.7%포인트, 2.7%포인트 감소했다. 김연석 교육부 책임교육실장은 “학폭 피해 장소는 학교 안이 대부분이었으며, 학교 안에서도 교실 비중이 가장 높았다”며 “작년에 대면 수업이 재개된 시점에 조사한 결과로, 오프라인 수업 증가의 영향이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학교폭력을 민감하게 받아들이게 된 사회적 분위기도 응답률을 높이는 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교육부 관계자는 “학교폭력 사안이 언론 보도, 드라마 등을 통해 사회적 쟁점이 된 시기에 조사가 시행된 것도 피해 응답률 증가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학폭 조사관 생겼지만 “한계 여전”
교육부는 올해 예방·지원 체계를 개선한 만큼 내년 조사에서는 학폭이 줄어들 것으로 기대했다. 일단 내년 3월부터는 현직 교사가 아니라 퇴직 경찰·교원이 학교폭력 조사 업무를 맡는 ‘학교폭력 전담 조사관’ 제도를 도입한다. 또 학교전담경찰관(SPO)도 10%(105명) 늘린 1127명 규모로 운영된다. 조사관과 관내 학교폭력 사건 관련 정보를 공유하는 등 역할이 강화된다. 교육부 관계자는 “올해 종합대책 및 학교폭력 처리 제도 개선 등 여러 방안을 마련한 것을 기점으로 학교폭력이 줄어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고 밝혔다.

전담 조사관 제도가 생겨도 학폭 조사가 원활하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학폭 조사나 신고에 대한 보복 수단으로 아동복지법상 정서적 학대 처벌 조항을 악용하는 것을 막을 순 없기 때문이다.

박상수 변호사는 “학교폭력 가해자가 아동복지법을 악용해 피해자로 둔갑하는 사례가 여전하다”며 “법 개정 없이는 아동학대 고소 대상이 교사에서 조사관으로 넘어가는 수준에 그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혜인 기자 he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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